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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는 '시청 빅4'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 by 배정훈

창단 2년 만에 전기리그 우승과 통합 준우승을 차지했던 김해시청의 지난겨울엔 잡음만 가득했다. 매끄럽지 못한 과정으로 감독이 교체되면서 구단을 향한 팬들의 불신은 깊어졌다. 김해는 서둘러 김한봉 감독 카드를 꺼내 잡음을 마무리 지었고 다시 한 번 지난 시즌과 같은 성공을 요구하고 있다.

구단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김해의 매끄럽지 못한 태도는 선수단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이며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스쿼드의 질이 떨어졌다. 김효준과 함께 3백 수비를 형성했던 민경일은 신생팀 용인으로 떠났고 조성원은 가까운 울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2시즌 간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이승환은 의외의 팀인 대전을 선택했고 양동철은 꿈을 향해 K리그로 떠났다.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강릉시청의 이도권, K리그 출신의 윤병기, 박광민 등을 영입했지만 지난 시즌 성공의 근간을 이루었던 선수들의 공백은 이번 시즌 김해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한봉 감독이 김해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까? 적어도 그는 지난 시즌의 조민국 감독보단 훌륭한 스쿼드를 가지고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

수비의 중심인 김효준이 남았고 황교충이 떠난 자리엔 경남FC와 울산미포의 백업 골키퍼였던 신승경과 정성윤을 영입해 실속을 차렸다. 무엇보다 김해가 안심할 수 있는 점은 조재현, 추운기, 최형준 등 핵심 공격자원이 여전히 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단 점이다.

여기에 김한봉 감독은 다른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란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 내셔널리그엔 성적이 신통치 못하다고 해서 중간에 감독을 경질하는 일은 없다. 대형 스캔들을 터뜨리지 않는 이상 계약기간 동안 안정적인 직장을 보장받아 자신의 체질에 맞는 리빌딩 작업에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를 투여할 수 있다. 서포터즈는 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구단에 유연함과 유능한 태도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김해가 직면한 문제는 무엇일까? 문제의 핵심은 지난 시즌 아쉽게 놓쳤던 챔피언 타이틀에 다시 도전할만한 스쿼드를 갖추고 있는가의 문제가 아닌 김한봉 감독이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팀의 문제를 반전시킬 수 있을만한 위기관리능력을 갖추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부산교통공사, 홍천이두 FC 코치와 부산 지역 중고등학교 축구부 감독이 경력사항 전부인 김한봉 감독에 경험부족이란 타이틀이 붙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가 코치로 있던 부산교통공사는 전국체전 우승이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긴 했지만, 리그에서 결코 강팀이 아니었고 이후 자리를 옮긴 홍천은 리그 26경기에서 불과 2승이 전부인 처참한 팀이었다.

경험 부족에 말미암은 팬들의 의문을 풀기 위해 현 시점에서 최선의 방법은 김해의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일이다. 팀에 부족한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철저히 계산된 움직임과 목표설정을 통해 선수단에 강한 동기부여를 심어주고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어설프게 자신의 철학만을 위해 움직인 감독이 실패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고 예전의 좋았던 기억은 불과 몇 개월 만에 엉망으로 바뀔 수도 있다. 피할 수 없는 전력 공백과는 다르게 팬들의 높아진 자부심은 김한봉 감독이 필연적으로 맞서야 할 부분이다. 지난 시즌의 눈부신 성과에 말미암아 구단과 팬들은 당당히 성공을 요구할 것이고 그는 시즌 내내 압박과 부담감에 휩싸일 확률이 높다.

김해는 적어도 지난 시즌과 같은 안전한 위치를 보장받을 순 없으나 플레이오프 진출에 큰 무리가 있을 만큼 사안을 확대하여 해석할 필요는 없다. 비록 김해를 둘러싼 상황들이 잡음의 연속이라도 팀은 성공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선 감독의 위기관리능력이 필요하다. 모든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를 지닌 김한봉 감독이 불안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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